하이엔드 3웨이 더블우퍼 자작 스피커 완성 & 감상기 하이파이/홈씨어터

이전 포스팅 한 이후에 진도가 더 나가서, 거의 10개월 가까이 진행되었던 rockport 스타일의 스카닝 3웨이 작업을 드디어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작업 과정은 이전 사용기에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성품 제품을 구입했을 때 사용기처럼 외관과 소리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그래도 완성했으니 사진 몇 장 더 올리고요 ^^;

색상은 판테라 그레이에 광택도장으로, 사진으로는 검정색처럼 보이지만 약간의 펄이 들어가 있습니다. 측면은 카본 필름으로 래핑되어 있습니다. 처음 사진에서 보이는 TV는 75인치 TV이고 오디오는 모두 430mm 풀사이즈입니다. 방은 50평형 아파트의 안방으로 오디오 전용룸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침실은 다른 방에 마련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여러번 언급했습니다만 외관은 Rockport의 Avior 2 모델을 거의 카피하다시피 한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사이즈와 형상은 당연히 차이가 납니다만 어쨌든 전체적인 외관은 매우 흡사합니다. 디자인적으로 제 개인 취향이기도 하고, 음향적으로도 유리한 형태이기 때문에 차용했습니다. 다만 자작하는 입장에서 120mm 이상의 전면 배플과 피아노 마감의 광택 도장은 매우 고생스러운 작업이라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두터운 전면 배플 덕분에 상당한 음량으로 재생해도 인클로져가 공진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배플 일부는 에폭시 퍼티의 일종으로 작업되어 일종의 복합 소재로 작용해서 공진 주파수를 분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측정치를 제시하지 못해서 설득력은 좀 떨어지네요)


아발론처럼 빗겨치기 된 모서리는 회절을 줄이고 뒤로 누운 경사는 잘 아시다시피 타임 얼라인먼트를 고려한 것입니다. 전면에 덧댄 펠트 소재는 미세신호의 반사를 줄여서 중고역이 지저분하게 마스킹되는 것을 줄여주기 위한 것인데 실제 귀로 들어서 차이가 날 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성품에서도 윌슨을 비롯해서 천이나 가죽을 덧대는 메이커가 많은 걸 보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적인 이유가 더 큽니다만.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변경이 잦은 자작 스피커의 특성상 외장 박스로 분리했습니다. 내부 유닛과의 연결은 XLR 단자를 사용합니다. 사용된 선재는 네오텍의 16AWG 굵기의 스피커 케이블로 무난한 제품이 사용되었습니다. (스피커 내부의 배선재는 유닛에 따라 네오텍, 골든스트라다, 고담 케이블이 섞여서 채용되었습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약 180Hz, 3kHz로 모두 3차가 사용되었습니다. 음향적으로는 유닛 자체의 감쇄와 맞물려서 4차에 가까운 슬롭을 보입니다. 

위 FR 그래프는 트위터와 미드 중간 높이에 1m 거리에서 측정된 것으로, 마이크는 캘리브레이션 된 UMM-6가 사용되었습니다. 8인치 더블 우퍼 덕에 80Hz 이하 음압이 다소 높습니다. 그리고 2k~4k에 걸쳐 완만한 피크가 있는데, 이것은 청감 튜닝에 의한 의도적인 피크입니다. 보컬 대역을 플랫하게 눌러주니까 청감상으로는 조금 묻히는 감이 있더군요. 

위 그래프는 우퍼와 미드를 역상으로 체결하여 측정한 것으로 크로스오버 지점에 깊은 딥이 있어서 해당 지점에서 위상이 어느 정도 잘 맞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드/트위터 같은 이미 이전에 잘 사용하던 조합이라 이번엔 확인만 하고 넘어갔습니다.

참고로 모티브로 삼은 Rockport Avior2의 스테레오파일 FR 그래프입니다. 100Hz 이하에서 완만한 피크가 있고, 50Hz 이하에서 급격히 음압이 감쇄하는데, 제 스피커의 측정치와 약간 유사합니다. 물론 저는 해당 스피커를 들어본 적은 있어도 당연히 분해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크로스오버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고 의도적으로 비슷하게 만든 것 역시 아닙니다. 다만 사용된 유닛의 성향이 비슷하다 보니 청취했을 때 약간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트위터가 스캔스픽의 베릴륨으로 매우 유사하고, 미드와 우퍼 역시 Rockport가 과거 오디오테크놀로지와 함께 협업한 적이 있는만큼 오디오테크놀로지의 15H 미드, 23I 우퍼가 채용된 제 스피커와 유닛 구성이 비슷합니다. 사실 이부분은 제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도 있습니다) 소리 성향은 뒤에 다시 적겠습니다.


임피던스와 위상을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포트 공진주파수가 23Hz 정도로 꽤 낮은 편입니다. 사실 주파수를 35Hz까지도 높혀 봤지만 청감상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25Hz 이하였습니다. 최저 임피던스는 78Hz에서 3.6옴까지 내려갑니다만 이때 위상은 -27도 정도로 구동에 크게 힘든 수준은 아닙니다.


역시 참고로 Rockport Avior2의 임피던스 측정값입니다. 측정값과 스케일이 다르지만 임피던스, 위상 패턴 자체는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제 실제 제 청취 위치에서 들어보고 측정해 봅니다. 제 방은 4m 정도의 폭에 4.8m 깊이, 층고는 2.2m 정도 됩니다. 그리 큰 공간은 아니지만 가구가 거의 없어 좁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스피커와 TV가 바뀌고 몇 가지 룸 튜닝재가 추가되긴 했지만 어쨌든 대충 이런 구조입니다.


아래는 제 청취위치에서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룸특성이 반영된 FR은 역시나 저음대역이 피크와 딥으로 들쭉날쭉 합니다. 실제로 방의 크기로 계산해보면 해당 주파수에서 피크와 딥이 발생함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소스를 오직 PC로만 사용하기에 (라디오도 인터넷 라디오로 듣고 CD니 LP는 소스로 하용하지 않습니다) PEQ를 이용하여 어느 저도 플랫하게 룸보정을 합니다. 아래는 룸보정된 FR입니다.


제네릭같은 모니터링 스피커처럼 일자로 펴진 형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평탄화되었습니다. 130Hz 이하 대역의 완만한 피크는 대편성 관현악곡의 스케일감을 키우기 위해 완전히 평탄화하진 않았습니다.


이제 자리에 앉아 다양한 음악을 들어봅니다.

필하모닉스의 English man in New York 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악을 즐겨 듣는 편이고 현을 켤때의 질감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콘트라베이스의 피치카토니 트레몰로 기법으로 연주되는 음도 좋아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만족스럽게 잘 표현되는 편입니다. 리듬앤 페이즈도 좋고요. 스카닝 유닛은 확실히 현의 재생에서 발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캔의 베릴륨 트윗과도 매끈하게 잘 붙고요


홀스트의 목성 "쾌락의 정령"을 들어봅니다. 아재들은 예전에 뉴스 오프닝 곡으로도 익숙하지만 대음량으로 듣는 홀스트의 행성 관현악 모음곡은 오디오적으로도 꽤 쾌감을 느끼는 곡입니다. 8인치 더블우퍼는 곡의 스케일을 확장시켜 시원시원한 느낌으로 재생해 줍니다. 전자음악의 드럼 소리는 아파트 환경의 8인치 더블우퍼에서 좀 불편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지만 대편성 관현악 곡은 어느정도 대음량으로 들었을 때 스케일감과 무대 크기를 유지하면서 감상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메카노의 'hijo de la luna' 입니다.  사라 브라이트만 버전으로도 유명하지만 저는 원곡을 더 좋아합니다. 90년대 초반 대학생 시절에 아주 많이 들었던 기억인데 여성 보컬의 소리가 청량하게 재생됩니다. 기분상 아큐톤 유닛에서 더 잘 재생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배경의 전자 악기소리가 무게감 있게 어울립니다.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입니다. 클래식을 주로 듣지만 보컬과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가요는 꽤 즐겨 듣는 편입니다. jtbc의 '비긴어게인'에 나오는 곡들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데요. 실제로 수현은 비긴어게인의 단골 출연자기도 하고요. 보컬의 잔향과 피아노 소리가 정갈하면서도 밋밋하지 않게 들려서 마음에 듭니다. 근데 사실 이런 스타일의 곡들은.. 왠만한 오디오들은 다 좋게 들리는게 함정이죠.. ^^


몇가지 곡들에 대한 감상을 글로 썼는데, 이전에 동영상을 게시글에 올린 적도 있지만 소리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다시 올리기가 내키지 않더군요. 조금더 레코딩 노하우를 익힌 후에 몇몇 곡은 녹음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직접 만든 것이니 당연히 제 취향에 맞게 설계하고 튜닝했고, 감상도 호평 일색입니다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곡에 따라서 하이햇이나 차임벨의 소리가 좀더 소름끼치도록 쨍하게 들리길 원할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전통적인 금속 재질의 트위터에 비해 베릴륨은 그정도로 쨍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귀아프고 시끄럽지만, 가끔은 후벼파는(^^;;;) 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는데 베릴륨에서 나오는 고음은 달콤하고 해상도도 좋지만 귀에 후벼파지는 않아요. 


또 한가지, 일반적인 팝이나 힙합, 아이돌 가요같은 곡들은 역시 JBL이나 Bose 같은 스피커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나쁘다기보다는.. 굳이 이만한 비용을 들여서 할 이유가 와닿지 않습니다. (모두 신품으로만 구매한다면 인클로져나 네트워크 부품 제외하고 유닛 가격으로만 거의 6백만원에 근접하는데, 2백만원 정도에 구할 수 있는 기성품 스피커보다 월등하게 좋을지는...) 물론 팝송이라도 어쿠스틱한 구성의 곡들은 확실히 좋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시각적인 요소에 대한 부분인데, 이거는 제 개인적인 사정(우측 청력 문제)으로 인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데 집사람 감상평을 들어보면 나쁘진 않은 거 같습니다. ^^;;; 다른 오디오파일의 평가를 듣는다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힐텐데 코로나 시국이라.. (사실 이미 찾아오신 지인 분들이 계셨는데 정작 오디오 자체에 대한 얘기보다는 음악 얘기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서..^^. 고역이 좀 더 열려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듣고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라 LPAD를 조정하긴 했습니다)


아무튼 장장 10개월에 걸친 나름대로의 대장정이었는데, 끝내서 후련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도 있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한동안은 감상모드로 집중하고, 조금 심심해지면 소형기 위주로 작업할까 합니다.


하이엔드 3웨이 더블우퍼 스피커 자작기 하이파이/홈씨어터

올해 초부터 그동안 스피커 자작하면서 쌓아온 모든 노하우와 지식을 총동원해서 본격적으로 대형 스피커를 자작하고 있습니다. 종종 중간 과정을 올려서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지만 하나로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1. 기획 및 구상 (이라기 보다는 개인적 잡설)

스피커 자작은 풀레인지 유닛으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저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설계에 매력을 느껴 처음부터 2웨이 스피커를 자작했습니다. 4인치 우퍼와 중국제 AMT 리본 트위터의 조합을 시작으로 중국제 묻지마 싸구려 유닛과 수천만원대 기성품에 들어가는 고급 유닛을 번갈아가며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품 조합이나 네트워크 회로 설계, 측정 방법, 시뮬레이션 사용법 등 나름 유용한 노하우도 쌓게 됐고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이니 단순히 내가 만들어서 좋다기보다는 객관적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스피커를 만들어지고 싶더군요. 물론 그렇다 해도 제대로 된 기성품과는 비교 불가입니다만 (투자된 R&D 비용이나 규모의 경제를 볼 때 취미로 하는 개인이 종합적으로 기성품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준의 결과물을 바라게 됐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3웨이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를 타겟으로 구상을 하게 됩니다. 채용할 유닛은 제가 좋아하는 제품이 뚜렷해서 문제가 없고 측정이나 네트워크 설계도 제한된 환경에서 최대로 뽑을 수 있는 경험을 쌓아서 큰 문제가 없었는데, 문제는 인클로져였습니다. 2웨이와는 달리 부피가 커져서 작업하기도 어렵거니와, 시행착오 시 이를 만회하기가 어렵습니다 (재질이나 형태, 체적, 채용 유닛에 따른 변경을 하기 매우 어려움)


결국 이 부분은 가장 제 취향에 맞는 기성품을 모방하는 수밖엔 없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모델은 삼성에 인수된 하만의 산하 브랜드인 레벨 (Revel)의 울티마 살롱 시리즈입니다. 현재 2세대까지 나와 있지만 세대간의 외양은 공통점이 거의 없습니다. 


울티마 살롱 



울티마 살롱 2


개인적으로 외양은 구형 모델이 더 매력적이지만  소리는 확실히 2세대 모델이 좋습니다. 암튼 이 브랜드는 제가 워낙 애정하는 브랜드라 5년 전쯤 만들었으면 틀림없이 이 두개 중 하나와 비슷한 모양을 만들었을 겁니다....만, 최근 몇년 전부터는 락포트(Rockport)의 스피커 소리에 푹 빠져서 락포트의 인클로저를 참고삼아 만들기로 했습니다. 


락포트의 Avior 2 


레벨의 살롱이 투명하고 소리를 정직하게 내는 경향이 있는 반면 락포트의 소리는 좀더 음색이 진하고 음악의 열기가 느껴지는 편입니다. 이는 인클로져보다는 사용된 유닛의 특색에 따른 것이지만 소리 자체도 워낙 좋아했기에 락포트의 인클로져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기로 계획합니다.


원래는 트위터/미드/우퍼 각 1개씩으로 조합된 3웨이를 생각했지만 이미  사용중인 스피커와 같은 구성이라 약간 더 규모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우퍼를 더블 우퍼로 변경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락포트의 Avior2 모델이 가장 유사한 구성이어서 해당 모델을 참고로 만들게 됐지요.


2. 유닛 선정

유닛 선정은 스피커 자작 시 가장 고민스러운 항목이지만 여러 브랜드의 특성을 경험한 이후 제 취향에 맞는 유닛을 이미 선정한 뒤라 별 고민은 없었습니다. 트위터는 스캔스픽의 베릴륨 트위터 6640, 미드는 오디오테크놀로지(스카닝)의 5인치 미드우퍼인 15h, 우퍼 역시 동사의 8인치 우퍼인 23i를 더블로 채용하기로 결정했죠. 실제로 이 조합은 제가 모티브로 삼은 락포트의 유닛구성과 매우 비슷한데, 락포트는 지금은 유닛을 자체 설계하고 있지만 이전에 스카닝 유닛을 채용했고 트위터도 스캔의 베릴륨을 특주해서 사용합니다. 우퍼도 실제 생산은 오디오테크놀로지에 위탁한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실제 음색 자체는 굉장히 유사합니다.


트위터 : 스캔스픽 6640 베릴륨 트위터


미드 : 오디오테크놀로지 15h


우퍼 : 오디오테크놀로지  23i (더블 우퍼 구성)


사실 위 유닛은 기성품 기준으로는 몇천만원짜리 제품에 들어가는 것들이라 개별 가격도 싸진 않습니다. 정식 수입원인 사운드포럼을 통해 신품으로 구매하면 1조 가격이 대략 580만원 쯤 됩니다.  사실 이쯤 되면 B&W와 같은 유명 브랜드의 괜찮은 중고 제품도 살 수 있습니다. 부품에 욕심내면 스피커 자작은 가격적인 장점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유닛을 중고로 많이 구입하므로 실제 비용은 훨씬 낮습니다만..


3. 네트워크 설계

이 부분은 너무 기술적 얘기라 지루하기도 하고, 제대로 쓰자면 쓸 내용도 많아져서 간단히 요약만 합니다. (사실 튜닝 완료가 안됐습니다. ^^;)

우퍼/미드와 미드/트위터 모두 음향학적으로는 4차에 가깝게 설계되었고 회로적으로는 3차입니다. 사용된 부품은 주로 문도르프제가 많이 사용되었고 내부 케이블은 고담, 체르노프 것이 섞여서 사용되었습니다. 바인딩 포스트는 CMC 복각품이 사용되었는데 이건 나중에 교체 예정이고요. 측정 소프트웨어는 REW와 DATv3가 사용되었고 마이크는 데이톤의 UMM6입니다. 

COP는 각각 210Hz와 3000Hz입니다.



더블우퍼 채용으로 저역대가 부풀어 있는데 청감상으로는 플랫한 것보다 더 좋게 들려서 계속 튜닝 중입니다.

 

4. 인클로져 제작

사실 이 부분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난제였습니다. 2웨이 스피커와는 달리 규모가 있다 보니 한쪽에 예상 무게가 5~60kg에 달해 작업하기가 몹시 힘듭니다. 공간의 문제도 있고요. 전문 공방이나 작업 공간 없이 아파트에서 작업하다 보니 오만가지 문제가 다 튀어나왔는데 이건 차례로 써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피커를 자작하더라도 재미로 만드는 게 아니라 결과물의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인클로져는 무조건 전문 공방에 의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반 가구 공방은 음향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곤란하고, 스피커 인클로져만 전문으로 제작하는 곳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곳이 많진 않고 중국 업체는 배송 문제때문에 거의 불가능한데, 암튼 찾아보면 좀 있긴 합니다.

그러나 제 경우는 사각형으로 반듯한 모양이 아니라 곡면과 비스듬한 빗면 등 도면 만들기도 어렵고 작업도 힘든 모양이라 제가 직접 만들기로 했는데.. 통만드는데만 5개월은 걸린 거 같습니다. 물론 주말이나 퇴근 후에 짬짬히 한 것이라 그렇지만 보통일이 아닙니다.


인클로져 재질은 MDF인데, MDF는 목공에서 가장 하급의 소재지만 음향적으로는 원목보다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마감이 필수라서 여기서 완성도가 크게 차이나죠.  소리보다 외양을 중시한다면 원목으로 통을 짜는 것도 괜찮습니다. 실제 많은 분들이 원목을 사용하고요. 자작합판 적층도 많이 유행합니다만 소리에 대해서는 좀 논란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고요.


암튼 MDF를 사용하면 마감이 필수고,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트지 마감이지만 완성도나 고급스런 느낌은 떨어집니다. 반면 무늬목 작업을 하면 난이도가 올라가지만 잘만 하면 꽤 고급스럽게 보이는 방법인데, 수천만원짜리 기성품도 이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번 작업해 봐서 어느 정도 감이 있지만 이번엔 락포트나 윌슨 오디오 같은 광택 도장을 원했기에 이 방식은 제외했습니다. 도장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요..


처음 뼈대를 만들 때 모습입니다.

옆면이 곡면이고  상판도 보시면 끝단이 빗면으로 되어 있습니다. 음향적인 이유(타임 얼라이먼트/위상정렬)로 인클로져가 뒤로 누운 형태인데 12도쯤 되는 애매한(^^;) 각도입니다. 테이블 쏘 등 전문적인 장비 없이 작업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죠.


옆면은 3T MDF를 9층으로 적층한 것인데, 그러다 보니 작업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나중에 트리밍하기도 어렵고요. 이렇게 번거로운데 사이드를 곡면으로 만드는 것은 디자인적 이유도 있지만 내부 정재파를 없애는데 박스 형태의 평행한 면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요즘도 전통적인 박스 형태의 인클로져를 고집하는 유명 브랜드도 많지만, 엔지니어링을 중시하는 브랜드는 곡면 인클로져를 많이 채용하는 추세입니다.


어느 정도 작업이 된 후에 유닛이 잘 맞는지 테스트해 봅니다. 사진 상으로는 두께가 얇아 보이지만 가장 얇은 곳이 25T입니다. 이 정도 상태에서도 무게가 30kg 이상 나갑니다. 이미 세웠다 눕혔다 하며 작업하기가 버거워집니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전면 배플입니다. 보통 8인치 우퍼 채용시 전면 배플은 30T 이상을 채용하고 진동에 신경을 많이 쓰는 브랜드는 60T 이상도 채용합니다. 그런데 락포트는 전면 배플에 120T(...)를 채용했습니다. MDF가 이런 두께의 판재는 나오지 않으니(나온다 해도 가공이 불가능합니다. -_-;;)  여러 겹 적층해서 사용하는데 그러다 보니 뜷어야 하는 홀가공이 수십개가 됩니다. 1mm만 오차가 발생해도 여러겹 겨치면 오차가 커져서 실제로 해보면 이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빗면에 작업된 것은 일종의 합성 수지인데 MDF와 서로 다른 공진주파수를 가짐으로서 공진주파수를 분산하고 음의 왜곡을 줄이는 목적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저도 측정해서 확인한 게 아니고 윌슨이나 락포트 등 유명 브랜드의 주장을 받아들인 거라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_-....


이렇게 만들어도 또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광택 마감입니다. 무늬목 작업이라면 적당히 표면 샌딩하고 나무결을  살리는 방향으로 마감하면 되지만 광택 도장은 왠만큼 평탄화 작업해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적당히 손으로 만져보고 괜찮다 싶어서 나중에 도장해 보면 완전 달표면입니다. 그래서 퍼티 작업을 꼼꼼히 해야 하죠. 사진에서 보이는 붉은 부분은 3M의 레드퍼티입니다. 물론 MDF 표면에 바로 하면 퍼티나 페인트를 먹어버리므로 젯소로 하도 작업을 먼저 해야 합니다. 이후에 퍼티 작업을 하고 샌딩하고 다시 젯소로 마감하고 퍼티작업 후 샌딩하고를 무한 반복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공을 들여도 시간 경과에 따라 판재와 본드가 미세하게 변형하면서 매끄럽게 평탄화 한 곳이 층이 지기 시작하는건데..  이건 정말 시간 밖에는 답이 없더군요. 그리고 평탄화 할 때도 샌딩으로는 부족하고 전동 대패로 평탄화 작업을 하는게 좋은데 이걸 개인이 집에서 하기가 불가능한지라 어느정도는 타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완성품에서도 자세히 보면 본딩한 부분의 자국이 눈에 쉽게 보입니다. ㅠ


암튼 어느정도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면 미세 마감을 위해 프라이머를 도포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또 공간 문제가 대두되는데, 롤러나 붓칠로는 표면을 만들 수가 없으므로 스프레이 작업이 필수인데 이건 실내에서 작업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신너 냄새도 엄청나구요. 다행이 아파트 1층이라 베란다 앞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작업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회색 프라이머를 뿌리면 잘 안보였던 잔 흠집이 또 엄청나게 나옵니다. 1200 이상의 사포로 무한 샌딩이 반복됩니다. 


암튼 이런 작업을 하며 수시로 가조립해서 모양도 체크해 봅니다.

전면의 검정색 부분은 펠트 천인데 역시 배플 표면에서 불필요하게 반사되는 음을 잡기 위한 음향적 이유인데 윌슨, 락포트외에도 많은 메이커들이 비슷한 처리를 합니다. 천이 아니라 가죽을 덧대는 것도 효과는 비슷합니다. 어떤 걸 선택할런지는 디자인적 이유가 더 크겠죠.


프라이머 작업까지 마치면 실제 도장을 합니다. 넓은 면적은 전용 스프레이건과 펌프를 이요해야 하지만 이를 운용할 공간이 없어서 자동차 스프레이를 이용했습니다. 색상은 판테라 그레이로 약간 펄이 들어간 느낌입니다. 


 samsung SM-G950N (G950NKSU5DUD1) | 4.2mm | F1.7 | 1/60s | ISO 320 | 0 EV | 2021:05:15 22:37:54

옆면은 카본필름 래핑입니다. 이것도 나름 사연이 있는데, 원래는 상판이나 전면, 받침대와 동일한 도장을 생각했으나 각각 분리되어 실외에서 도장이 가능한 다른 부품과는 달리 옆면은 분리가 안되어 본체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는데 수십kg짜리 통을 들고 들락거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디자인적으로도 위화감이 없으면서 스프레이 도색이 필요없는 필름 래핑을 생각했던 것인데,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결과물은 만족합니다.


유닛을 장착하고 모양을 살펴 봅니다.

아직 받침대는 클리어를 올리지 않아 완성이 안된 상태지만 그럭저럭 제가 처음 구상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자세히 살펴보면 자작품 특유의 불완전한 마감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만, 돈받고 팔 물건이 아니니 제가 만족하는 수준이면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게 좋습니다. 제일 중요한건 만드는 작업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거죠.


문제는 이게 2개  한조 작업을 한게 아니라 한쪽 작업만 한 것이므로 앞으로 한쪽을 더 만들어야 한다는거죠.. ㅎ_ㅎ....그래도 일단 소리는 나니까 기존의 스피커와 함께 붙여서 짝짝이로 녹음한 동영상 하나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 동영상으로 녹화한 오디오는 실제 소리를 판단하는데 거의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잘 올리지 않는 편인데, 종종 동영상 요청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해서 올려봅니다... 만,


역시나 실제 소리하고는 차이가 심하네요. 애초에 음질이라든지 공간감, 이미징 등은 바라지도 않고, 음색이라도 잘 표현을 하면 나름 의미가 있겠는데... 음질이 문제가 아니라 대역 밸런스가 달라져서 음색도 다르게 느껴지네요.


크기 가늠을 위해 참고로 말씀드리면 동영상 속의 TV는 75인치입니다.

그리고 곡의 앞부분만 조금씩 녹음한 것이지만 참고로 곡 리스트 기재합니다.

1. Sarah Jane - Ramsey Lewis
2. Cut Your Teeth - Kyla La Grange
3. Englishman In New York (Philharmonix Version) - Philharmonix
4. Vivaldi Concerto for 2 cellos in G Minor, RV. 531: I. Allegro - Ophélie Gaillard



이후 조금 더 진행된 내용 추가..


왼쪽은 하도 도장만 된 상태라 짝짝이..


두 스피커를 청취위치에서 약간의 PEQ를 적용한 후(즉, 룸튜닝이 일부 가미된) FR 측정값..



락포트(Rockport) Avior 2 에서 모티브를 얻은 3웨이 더블우퍼 스피커 자작 하이파이/홈씨어터

오랜만에 작업 중인 더블우퍼 3웨이 사진 올려봅니다. 미세 공정으로 들어가면서 샌딩과 퍼티, 도색 작업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도색은 실내 작업 공간이 없어서 1층 베란다 앞에서 하는데 최근 몇 주 동안 주말마다 비가 와서 작업이 힘드네요. ㅠㅠ

현재까지 작업된 모습입니다. 전면에 검정색 부분은 펠트 천입니다. 잘 알려진 기성품 브랜드로는 윌슨 오디오가 이런 식의 마감이 많고, 제가 모델로 삼은 락포트 역시 전면에 펠트 마감이 되어 있습니다. 펠트 대신 가죽 마감을 한 제품도 많은데 목적은 거의 비슷합니다. 안했을 때와 비교하면 좀더 음이 단정하고 어두워진 느낌이 들긴 하는데.. 저는 블라인드로 구분은 못하겠습니다. 디자인적인 목적도 있겠죠.

회색 도장은 서페이서입니다. 아무래도 MDF 마감은 도색을 많이 먹어서 하도 작업이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1차 퍼티 - 젯소 - 2차 퍼티 - 락카계열 서페이서 - 3차퍼티 - 락카계열 서페이서 ... (무한반복) ... 으로 이뤄집니다. 이후 상도 도장 - 클리어 도장 - 광택 작업 순으로 진행되는데 손이 참 많이 가네요.


위 사진에서 붉은 색은 3M의 레드 퍼티인데 자동차 도색할 때도 종종 사용되고 모형 작업에도 많이 활용되는 퍼티입니다. 건조시간이 매우 빠르고 수축이 작은게 장점이지만 샌딩할 때 사포를 많이 잡아먹습니다.


젯소 작업과 기본적인 샌딩이 어느 정도 되면 락카 서페이서를 스프레이로 뿌려주는데 회색의 서페이서가 도색되면 잘 안보이던 작은 흠집이 어마어마하게 보입니다. 또 샌딩, 퍼티질 무한 반복....


락포트는 미드/우퍼 스피커 유닛의 플레이트가 노출되지 않게 처리되어 있는데 저도 유사하게 작업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서요.

MDF 도색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아무리 매끈하게 샌딩해서 마무리해도 몇 달 지나면 접합 부분의 본드가 변형을 일으키면서 단차가 발생합니다. 두터운 우레탄 도장이나 실러 작업을 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집에서 하기 불가능한지라 어쩔 수 없이 시간과 공을 들여가며 작업 중입니다.

소리는 뭐, 기본적인 주파수 응답 평탄화나 유닛간 위상 일치 정도만 대충 해 놓았지만 기본적으로 유닛이 어느 정도 급이 있다 보니 지금도 꽤 들을만한 소리가 나옵니다. 다만 한짝에서만 모노로 나오는 소리라 제대로 된 소리는 아니고.. 올해 지나가기 전에 들어볼 수 있을런지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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