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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의 고뇌...
이글루스 운영정책 변경에 대한 의견정리

운영진(공지를 올리신 분)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용자들이 아우성을 친 지 한참 지났으니 뭐라 대응을 안할 순 없고,
그렇다고 이미 정해진 정책을 뒤집을 만한 상황도, 그럴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단어 하나, 표현 하나 잘못하면 또 두들겨 맞을테니
뭐가 좋다 나쁘다 어쩔수 없었다, 어떻게 하겠다라는 얘기도 섣불리 쓸 수 없고
크게 말꼬리 안잡히고 할 수 있는 얘기는 사실관계의 서술 +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라는 다짐뿐..

얼마전 모 고객사에 메일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었고, 개발 인력에 대한 통제에 다소 문제가 있었죠.
고객측의 무리한 요구도 있었고 일정이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었지만
사업관리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고객에게 사과와 양해를 구하는 메일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할순 없습니다. 비즈니스에서 그런 얘기를
쉽게 하는 것은 나중에 귀책사유로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우리는 잘했는데
고객측의 무리한 요구로 어쩔 수 없었던거 아닙니까' 하는 얘기를 드러내놓고 쓸 수도 없죠.
결국 메일의 내용은 얼핏 보면 사과와 앞으로 잘하겠다는 다짐같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제 입장을 전달하고 책임 소재가 우리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를
돌려말한 셈이 되었죠.

고객이 그 메일 본 후 가진 회의에서 "부장님 메일 참 잘 쓰시네요. 비꼬는게 아니라 정말이요." 하더군요.
당연히 비꼬는 말이지요. 잘못했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와중에도 자기 할말은 은근슬쩍 다해놓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도 책임질만한 얘기는 하나도 없고.
속으로 아마 '나중에 어디 두고보자'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후 프로젝트에 문제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제 시간을 투자했고
투입되었던 PM의 노력으로 위기를 넘어갔고, 고객의 신뢰도 어느정도 회복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웠죠. 무엇보다 이런 비즈니스에서 감정 상하면 회복하기 참 힘들어집니다.
(특히 을의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죠. 사실 갑도 말안듣고 요리조리 피해가는 을 다룰려면
머리아프긴 마찬가집니다. ^^; 그냥 윽박지르고 다 잘라버린다고 해결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암튼 그 때 그 메일을 썼던 제 심정과 지금 공지올린 운영진의 심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드네요.
입장도 상황도 모두 다르지만....

뭐, 결론은 밥먹고 사는거 쉽지 않다는 얘기. (이게 무슨 뜬금없는 결론이야?)




 
by 직장인 | 2008/11/19 17:46 | 잡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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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joony at 2008/11/19 17:49
먹고살기 힘들죠..ㅠㅠ
Commented by 써니 at 2008/11/19 17:59
공감 합니다... 이글루스 운영진도 힘들거고...
고객 모시는 입장은 참 어디서나...
Commented by ㅇㅅㅇ at 2008/11/19 18:55
저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는 주제로군요...ㅠㅠ


Commented by 아즈나블대왕 at 2008/11/20 00:56
저사람들도 월급받고 사는데 힘들긴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Commented by 안단테19th at 2008/11/21 07:44
말 그대로 직장인의 비애가 느껴지는 상황이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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