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구조된 많은 길냥이들이 저희 집을 거쳐갔지만
유독 제 맘을 사로잡아서 눌러 앉은 "쮸쮸"입니다.

구조된 길냥이들을 보호하고 좋은 가족을 찾아주는건 물론
제가 아니라 마눌님이 전부 하는 일이고 저야 구경하면서
귀여워하는게 전부이지만 나름 원칙이 있는데, 아무리 귀여워해도
맘은 주지 않는다..는거죠. 조금 신파조의 느낌인데.
어차피 세상의 업둥이들을 모두 살필 수도 없고
좋은 가족을 찾아서 입양보내는게 냥이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라
구조될 당시 발견된 상처나 각종 질병이 치료되고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면 좋은 분들께 입양을 보냅니다.
어미에게 버림받아 자력으로 살 수 없는 1개월령 미만의 아이들도
분유먹여 제 앞가림을 하게 되면 저희 집을 떠나지요.
짧게는 며칠부터 길게는 몇개월에 이르는 기간을 함께 하지만
결국 떠나보낼 아이들이라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인데..
쮸쮸만은 왠지 떠나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얼굴 생김새만으로는 바로 직전에
돌봤던 아름이가 더 이뻤고, 성격상으로 이 아이보다 더 사람에게
붙임성있고 좋았던 아이들은 훨씬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늘 이야기하곤 하는게 사람에게 친화적이고,
가만히 있어도 다가와서 부비부비하는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건데
정작 쮸쮸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쩌다 자기 기분 내킬 때만 조금 아양 떨 뿐,
대개는 저한테 지긋이 기대며 애교를 부리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무뚝뚝하거나 시큰둥한 것도 아니고...
묘하게 밀고 당기는 느낌이죠.
성격은 활발하고, 개구장이 같은 느낌의 여자아이인데
중성화 시키면 성격도 좀 변하고, 성묘가 되면 모습도 변하겠죠.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이 이 아이를 눌러앉힌걸 보면
사람과 동물 사이에도 전생에 무슨 인연 같은게 있는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첫째아이인 알순이는 제 인생에 첫번째로 인연을 맺은 냥이이고,
또 마눌님과의 연애 기간을 쭉 함께했던 아이라 저에겐 복합적으로
각별한 아이어서 쮸쮸가 알순이만큼 특별하진 않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쮸쮸가 다른 수많은 업둥이들과는 분명 다른 느낌으로
제게 다가 왔고, 점점 그런 느낌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커서도 계속 건강하고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