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릴륨 트위터 교체 작업 및 감상기 하이파이/홈씨어터

이전 포스팅에서 썼던 것과 같이, 마침내 스피커의 트위터를 실크 트위터에서 베릴륨 트위터로 교체하였습니다. 내용이 지나치게 매니악했던지 포스팅에 덧글도 하나 없네요. ^^;

사실 하이파이라는 취미 자체도 그렇게 저변이 넓지 않은데다, 거기서 DIY나 개조를 하는 일은 더더욱 드문 일이기 때문에 정보를 얻거나 공유하는 것도 쉽진 않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암튼 이번에 거의 3개월 이상을 요리조리 고민하고 재보다가 저지른 일인데, 적지 않은 금전적 지출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성공했다고 평가합니다.

(맨 위의 트위터가 새로 교체된 베릴륨 트위터입니다. 트위터와 미드 사이에 붙여놓은 반창고 같은 것은 소리의 간섭같은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트위킹인데, 현재는 떼어놓았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스피커는 금년 초반 중고로 구입했던 것으로 자세한 사용기를 써 놓은 바 있습니다. 그때도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대부분 마음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개인 취향상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 고역에서의 개방감, 공간을 감싸 안는 능력, 또는 시각적인 요소 같은 것이었는데, 이 부분을 잡기 위해 여러가지로 트위킹이나 튜닝을 해봤지만 한계가 있더군요.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뭔가 직접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이 없으면 더 이상의 개선은 힘들겠다라는 것인데, 이게 트위터 유닛의 교체로 해결될 부분인지 아니면 네트워크의 튜닝으로 해결될 부분인지도 감을 잡기 어려웠고 사실 고역 부분만 빼면 나머지 부분에서는 큰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3개월 이상을 고민했습니다. 만일 트위터를 변경한다면 어떤 제품으로 가야할지도 상당히 고민거리였는데 어쨌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상당한 금전적 투자를 무릅쓰고 베릴륨 트위터로 변경했고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우선 고역에서의 광채, 생동감같은 것이 크게 개선되었으면서도 소리가 멍청한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귀가 아프지 않고요. 제가 뇌종양 수술 후 청력에 문제가 있어서 조금만 고역이 강조된 스피커를 들으면 귀가 아파 견디질 못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 들면 소리가 둔탁해지는 딜레마에 빠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베릴륨 트위터는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생동감과 활기, 약간의 화장기 있는 잔향감, 실키함과 편안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특이한 트위터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부분은 네트워크 튜닝만으로는 잡기 힘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가지 못내 아쉬웠던 부분은 음의 확산, 또는 음폭같은 것인데.. 기존의 스캔스픽 9500같은 경우 음색적인 면에서 만족스러웠지만 뭔가 미묘하게 작은 구멍을 통해서 나오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매칭 앰프에 따른 변수도 있습니다만 다른 실크 트위터를 들어봐도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경향을 느낄 수 있더군요. 그나마 받아 들일 수 있는 수준의 소리는 스캔 9900정도였습니다. 암튼 소리가 가늘다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인데.. 음폭이 좁다는 표현이 꽤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베릴륨 트위터는 그 폭을 뛰어 넘는군요. 무대감같은 시각적 요소 부분에서도 무대의 깊이가 확실히 드러나는데, 제가 막귀라 그런지 좌우 폭의 개선은 잘 감지 못했지만 깊이감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소리가 둔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밀도있게 잘 채워 준다는 느낌이네요.

최근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매지코나 락포트의 일부 스피커가 스캔스픽의 베릴륨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 물론 특주한 것이라 약간 다르긴 하겠지만 - 일정 부분 베릴륨 트위터의 덕을 본다는 생각도 듭니다. 베릴륨 트위터가 최초로 사용된 것은 이미 수십년 전으로 야마하에서 사용되었고 당시 평가도 좋긴 했습니다. 하지만 컨슈머 시장에서 접하게 된 것은 사실 10여년 전만 해도 거의 포컬(JMLab)이 유일했고, 그 뒤에 레벨의 울티마2 시리즈와 모니터 오디오의 플래그쉽 모델, 최근 좋은 평가를 받았던 어셔의 제품 등이 있었습니다. 단품으로 구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베릴륨 유닛은 포컬의 베릴륨 킷트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은데 2~3년전부터 하이엔드 유닛 업체인 스캔스픽에서 베릴륨 트위터를 내놓아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요. 처음에는 일루미네이터 시리즈인 6640이 먼저 나왔고, 이후에 레벨레이터 시리즈인 7140이 나왔는데 제가 채용한 것은 6640입니다.

개조를 맡긴 곳은 실질적인 스피커의 제작사인 사운드 포럼이었는데, 네트워크의 변경이 따라야 하기에 일정 부분은 레퍼런스 클럽에서 튜닝한 부분이 변경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리지널리티의 훼손인데, 결과적으로 제게는 더 발전적인 변화인 만큼 후회는 없습니다. 물론 중고 처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차피 외국 유명제품이 아닌 공제품을 사는 순간 중고 처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하는 부분도 있겠고, 사운드포럼에서 제작한 에이프릴과 레클의 스피커를 모두 소유해 봤기에 기본적인 만듦새나 튜닝 스타일에 대해 대략적인 감은 있었지요.

솔직히 해당 업체의 고객 응대나 과거 제품들의 완성도에서 이런저런 애기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객 응대 부분은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라 그런지 이해가는 면이 있고(물론 엔지니어는 불친절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단지 심정적으로 동감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제 경우엔 별다른 불친절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품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초기 제품은 모르겠으나 최근 몇년간 생산된 제품들은 상당히 괜찮았고요. 물론 가격이 싸진 않습니다만.. 제 생각엔 몇년전부터 에이프릴이나 레퍼런스 클럽, 최근 오디오키드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다른 성향의 업체들과 여러가지 제품을 함께 만들고 있느데 이때 얻어진 노하우가 제품의 완성도로 많이 반영되는거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이엔드 유닛들로 제품을 만들 경우 해당 유닛이 가진 기본적인 실력이 있다보니 어느 정도의 완성도만 보장되면 소리의 수준이 확 올라가게 되는데, 제 기준에서는 최근작들의 경우 꽤 괜찮은 소리가 나왔습니다.

어쨌든 뇌종양수술로 한쪽 청력을 거의 잃었고 이제 2~3년 뒤면 완전히 소실되지 싶은데, 제 20년 하이파이 인생의 종지부로 생츄어리 베릴륨 버전을 갖고 가게 되는 셈이네요. 한쪽귀로 음악 감상이야 할 수 있지만 오디오를 제대로 즐긴다고 보긴 어려운데, 청력이 정상이었을 때 이런 소리를 즐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원하는 소리를 즐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덧글

  • 페리 2013/09/11 13:12 # 답글

    으와....ㅎㅎ 간만에 찾아왔는데 이제 피규어에서 하이파이 영역까지 넘어가신건가요!!! (는 그간 제대로 안와서 몰랐을수도..;;)
    마지막 단락이 좀 안타깝습니다만... 그래도 원하는 소리를 찾을수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D
    이런거 맞춰놓고나면 무지 뿌듯하더라구요 ㅎㅎ
  • 직장인 2013/09/11 17:24 #

    오히려 피규어는 곁다리고 하이파이가 본진이었습니다. ^^ 대학생때부터 20여년 이상을 해온 취미니까요. 청력을 잃을 줄 알았으면 젊었을 때 좀더 좋은 소리를 많이 듣고 다닐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서산돼지 2013/09/11 19:08 # 답글

    좋은 결과를 얻으셨다니 기쁩니다. 저도 사포에서 제작한 제품을 몇개 써보았는데 이상하게도 사포에서 판 것 보다는 다른 곳-에이프릴이나 레퍼런스클럽에서 판매한 것이 좀 더 좋게 들렸읍니다. 뭐랄까 사포 소리가 생경한 모니터같다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걱정되었는데 만족하시다니 다행입니다. 다이아몬트 트위터가 있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입니다. 베릴륨이 그나마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인 듯 싶습니다.
  • 직장인 2013/09/11 19:56 #

    저도 사포 자체의 제품들을 장시간 시청해보진 못했고 제일 최근에 주의깊게 들어본 것은 심포니3 모델이었습니다. 스카닝 우퍼와 미드, 베릴륨 트위터로 구성된 3웨이인데 괜찮은 소리가 나오더군요. 초기 버전들은 부품에 비해 소리가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지만 최근 2~3년 내에 제작된 제품들은 어느정도 보완된 것 같습니다. 베릴륨 트윗은 포컬이 유명하지만 같은 베릴륨이라도 포컬과 스캔은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어떤 분이 스캔의 베릴륨은 실크의 연장이고 포컬의 베릴륨은 아큐톤의 연장 같다고 하시던데 상당히 공감가는 표현이었습니다.
  • 2013/09/13 02: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9/13 09:4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1/03 09:47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직장인 2014/01/03 12:54 #

    튜닝에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보면 쉽게 내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생츄어리가 대략 중고로 250만원 안팎으로 팔리는 듯 한데 일단 생츄어리로 구입해서 들어보시다가
    튜닝하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같은 유닛구성에 우퍼만 스카닝23I를 쓴 것이 사운드포럼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눈여겨 보시는 것도 좋겠구요. 심포니 No.3 이라는 모델인데 695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 스피커와 순수하게 우퍼 부품값의 차이가 140만원이 조금 넘는데 기타 네트워크 차이까지 고려하면 제 스피커와 같은 구성으로 특주했을 때 대략 500만원 이하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포에 한번 문의해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 김하늘 2015/04/10 14:39 # 삭제 답글

    우연히 지나가다가 보고 갑니다. 열정이 보이시네요. 즐거운 청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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