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앰프를 소닉크래프트 오퍼스 시그니쳐 프리로 교체했습니다. 하이파이/홈씨어터

오른쪽 청력 소실 후 오디오 기기를 다운그레이드 하기 시작한 것이 2년 전쯤인거 같습니다.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을 갖고 했던 것이었는데, 어쨌든 궁극적으로는 귀도 안들리는데 오디오 기기가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비록 지금 귀는 안들리지만 예전에 듣던 가락(?)이 있어서인지 등급이 낮은 오디오 기기는 음악 들을 때 계속해서 뭔가 답답함을 안겨주었습니다. 결국 야금 야금 판을 다시 짜는 과정에서 스피커도 업그레이드 하고, 파워도 결국 분리형으로 회귀하고.. 마침내 프리앰프마저 AV와 분리해서 하이파이용 2채널 앰프를 들이고 말았습니다.



위에 있는 은색의 앰프가 새로 들인 2채널 프리앰프입니다. 그동안 프로시드나 마크, 클라쎄, 렉시콘 등 외산 앰프만 쓰다가 처음으로 국산인 소닉크래프트사의 오퍼스 시그니쳐 프리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국산에 특별한 애착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AV와 병행을 하려다보니 바이패스 입력이 되는 프리가 꼭 필요하더군요. 외산 프리도 바이패스가 되는 제품이 곧잘 있었지만 국산 프리 중에 바이패스입력이 되는 모델이 훨씬 많더군요. 에이프릴의 프리/인티도 대부분 바이패스가 있고 사포나 소닉크래프트에서 나오는 제품들도 대부분 바이패스가 있습니다. 물론 프로시드 PRE나 마크38, 크렐인티 등 제가 선호하는 제품에도 바이패스 입력이 있지만 인티앰프는 일단 제외하고, 프로시드 프리는 상태 좋은 놈을 중고로 구하기가 쉽지 않고 마크 38은 예산초과라서 깔끔하게 포기하고 국내 제품으로 정했습니다.

오퍼스 시그니쳐 프리는 풀밸런스, 풀 디스크리트 회로로 구성된 프리로서 듀얼 모노럴 구성입니다. 전작인 R3 리제너레이터 버전이나 오퍼스 프리와는 달리 전원부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요. 상식적으로는 오히려 더 후퇴한 셈인데.. 소리로는 맞비교를 해보지 않아서 어느 쪽이 더 우월한지 판단하기가 어렵군요. 신품/중고 가격은 R3 리제너레이터 버전 - 시그니쳐 프리 - 오퍼스 프리 순으로 비쌉니다. 물론 그래봤자 최근작인 오딘 프리에 비하면 훨씬 저렴합니다만.

소리성향은 중립적이고 무색 무취인데, 이 앰프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광대역이고 투명한 음색에 점수를 많이 주고 있습니다만 비판적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음악적 뉘앙스나 질감 표현, 잔향에서 부족하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들어보니 저도 비슷한 생각이 들더군요. 중역대의 다소 메마르고 건조한 느낌이 살짝 있는데, 무색무취의 투명함과 건조함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에 놓여 있는 느낌입니다. 보컬을 진하고 농염하게 들려주는 프리와는 전혀 반대쪽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이나 소스 기기가 음중심이 높거나 해상도 위주로 구성되었을 경우 다소 피곤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같은 경우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라 볼 수 있는데, 소스로 사용하고 있는 울프슨의 WM8741 DAC의 성향이 해상도보다는 질감이나 뉘앙스에 강점이 있는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스피커에 사용된 스카닝 미드와 스캔스픽의 베릴륨 트위터 덕도 보고 있는데 아마 아큐톤 유닛의 제품이라면 좀더 신경을 써야 했을거 같습니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닦은 국산 제품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물량 투입이나 만듦새는 좋은 편입니다. 이미 생산되지 몇해 지났기 때문에 자잘한 버그나 문제점도 대부분 고쳐진 상태이고 볼륨노브나 셀렉터의 느낌도 좋습니다. 다만 통절삭 알루미늄으로 된 리모콘은 뽀대는 괜찮을지 몰라도 지나치게 무겁고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중요하게 생각한 바이패스 기능은 잘 작동하지만 전작인 오퍼스 프리와는 달리 언밸런스만 작동합니다. (오퍼스 프리는 AV프리에서 언밸런스 연결을 해도 밸런스로 연결된 파워로 출력이 나갑니다. 다만 바이패스라는 측면에서 보면 시그니처 프리가 오히려 정상에 가깝습니다.)

화이트 노이즈는 살짝 있는 편인데 거의 무시할만한 수준입니다. 다행히 험이나 발진음 같은 것은 없고 그라운드 루프 노이즈도 없습니다. 파워 케이블은 JMAudio에서 판매하는 Tirinity 선재를 사다가 직접 자작해서 연결했는데 별로 비싸지 않은 가격대에서 무난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제 사들일 만한(?) 기기는 모두 들여 놓은 듯 합니다. 8741DAC의 OP앰프를 Dexa의 디스크리트 OP앰프로 변경할 계획이지만 들어보고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방출할지도 모르겠네요. Dexa의 디스크리트 OP앰프는 해상도, 광대역 위주의 음색이라 지금보다 조금 피곤하게 들릴 위험이 있긴 합니다. 다만 제가 좋아하는 성향이 광대역, 쿨&클리어 계열의 소리다 보니 일단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있고, 정 질감이나 쫀득함에서 아쉬우면 대륙산 가성비 좋은 진공관 프리를 서브로 써볼까 하는 생각도 있긴 합니다. (보컬 위주의 재즈나 소편성 실내악, 협주곡 등을 감상할 때)

사실 지금 구성된 오디오 시스템은 누군가에겐 서브로 쓰는 것만도 못한 수준일 수 있지만, 제게는 한계효용을 최대한 고려해서 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한동안 들썩(^^;)거리는 일 없이 차분하게 오랫동안 쓰려 합니다. 과연 제 귀의 청력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모르겠지만요.

덧글

  • 2014/01/21 23:1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1/22 08: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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