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발 핸들 가죽커버 DIY... ㅠ.ㅠ 자동차

얼마 전 자동차의 보증기간 3년이 만료되었습니다. 사실 기간으로는 얼마 전이지만 주행거리는 진작에 6만 km를 넘어서 보증 지난 지는 한참 됐지요. (현재는 8만km가 넘었습니다.) 그동안 별 말썽 없이 사용하다가 보증 기간 넘어서니 말썽 부리는 녀석이 생겼는데 바로 핸들 커버입니다.

중간 트림이라서 천연가죽은 아니고 인조가죽으로 마감처리된 순정인데.. 이게 얼마전부터 표면이 벗겨지기 시작하더군요. 보증기간 내라면 사실 무상교환이 가능한 품목인데 이미 보증은 끝나버렸고 새것으로 교환하자니 비용이 꽤 들어갑니다. 솔직히 외관에 그리 민감한 편이 아니라서 조금 벗겨진 정도는 신경도 안쓰는데, 문제는 표면에 끈적임이 있더군요. 

꼭 자동차 부품이 아니더라도 우레탄이나 고무, 인조가죽 처리된 표면이 벗겨지면서 끈적임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겪는데 하필 핸들에서 끈적임이 발생하니 꽤 불편하더군요. 각종 세정제나 알콜 류 등 이것저것 다 사용해 봤지만 원래 상태처럼 보송보송하게 복구되지는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 알아보니 알리에서 DIY용 가죽커버를 팔더군요 (그냥 덧씌우는 것 말고 직접 바느질 하는 제품). 종류도 인조가죽, 천연가죽, 나파가죽 등 다양하고 알칸타라나 스웨이드도 있습니다. 알칸타라는 가격도 비싸지만 제 취향이 아니라서 패스하고.. 일반 가죽으로  찾아보니 25불에서 45불 사이에 구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DIY용으로 파는 곳이 있긴 한데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가격도 좀 비싸고 해서 알리에서 나파가죽으로 하나 구입했습니다. (나파가죽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실제 맞는지는 알 길 없음...)

사실 사놓고도 장착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깔끔하게 하려면 핸들을 분해해서 하는게 좋은데, 방법이야 어렵지 않지만 성격상 안전과 관련된 부품(에어백 모듈 등)은 일체 손 안대는 편이고 센터가 어긋날 수도 있고.. 그리고 해본 사람들이 다들 두번 다시 안한다, 그냥 돈주고 하는게 훨씬 낫다라는 의견들이라서 망설이게 되더군요. 아마 집 근처에 비용 주고 맡길만한 곳이 있으면 고민 안하고 그냥 맡겼을텐데, 하루 연차내서 찾아가야 하는 등 너무 번거로워서 결국 일요일 집에서 직접 작업했습니다.

일단 씌워서 잘 맞는지 확인해 봅니다. 아직은 문제될 여지가 없죠.

우측 하단부터 일단 작업 들어가 봅니다. 안에 양면 테입으로 고정하고 헤라로 가죽 끝부분을 밀어넣어 마무리해 봅니다. 양면테입은 쓸까 말까 고민했지만 없이 한 경우에 들떠서 주름이 잡히거나 보기 싫은 경우가 많더군요. 어차피 떼었다 붙였다 할 것도 아니라 그냥 과감히 붙였습니다. 걱정했던 부분은 스포크등 끝단 부분을 밀어넣는 것이었는데 동봉된 헤라가 의외로 탄력있으면서 부러지지 않아 그럭저럭 잘 되더군요. 그러나 D컷 핸들과 패들 쉬프트는 작업 난이도를 정말 높이더군요..

일단 우측 하단에 스티치까지 마무리한 상태입니다. 하단의 스포크 휠 안으로 가죽을 집어넣는게 꽤 힘들더군요.

조금 더 진행이 돼서 하단은 모두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꾸역꾸역 마무리해서 완료한 결과..

일단 그립감이나 촉감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순정보단 살짝 두께가 있으면 좋겠고 별도 커버는 너무 두꺼워서 싫어하는 편인데 딱 만족한 만큼의 두께감입니다. 순정에 없던 타공처리도 마음에 들고요. 촉감도 부들부들한게 원래 순정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염려했던 열선기능은 아무래도 영향을 좀 받더군요. 별도 커버보다야 백번 낫지만 순정보다는 살짝 데워지는 속도가 느려진 것 같습니다. 한겨울엔 좀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일단 원래 목적이었던 끈적임이 사라지니 속이 다 편합니다. 손에 땀이 많은 편도 아닌데 8만km에 핸들 표면이 벗겨지는건 뭔지.. 예전 투스카니는 13년 동안 13만 km를 타도 멀쩡했는데요. (열선은 없었는데 그게 영향을 준 건지..) 두툼한 그립감과 살짝 푹신한 촉감은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일단 패들 시프트 쪽의 가죽 밀어넣는 처리를 못했습니다. 막혀서 도저히 헤라가 각도가 안나오더군요. 핸들을 완전히 분리하기 전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가죽에 스티치된 부분의 끝단처리가 허술해서 기껏 스티치 작업했더니 풀려버리더라는... ㅠ.ㅠ..  이건 정말 답 없더군요. 어찌어찌해서 해결하긴 했지만 자세히 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암튼 장점은
1. 두툼한 그립감
2. 부들부들한 촉감
3. 타공 처리
4. 업체에 맡긴 것 보다는 훨씬 쌈
5. 다양한 스티치 색상 선택 가능
6. 가죽 냄새 별로 안남
7. 별도 커버에 비해 열선기능 거의 타격받지 않음

단점은
1. 패들 시프트, D컷 핸들은 완전히 분해해서 하지 않으면 난이도 높음
2. 핸들에 박음질된 스티치의 끝단이 풀어져 있지 않은지 미리 확인 필요
3. 10시10분 엄지손가락이 걸쳐지는 위치가 살짝 도톰한데 가죽 재단에 거의 반영되지 않아 스티치 간격이 넓음

가장 큰 단점은
1. 손끝 엄청 아픔.. (가죽 댕기고 밀어넣고 실 댕기고.. 이거 몇시간 하면 손끝이 시큰거립니다)
2. 온몸이 뻐근..(되도록이면 순정 분해하기 싫어 장착된 상태로 했지만 자세가 비틀어져서 온몸이 아픕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하긴 했지만 다른 분들 경험담처럼 두번 할 짓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또 벗겨지면 안되는데. ;;;

덧글

  • 뇌빠는사람 2018/11/13 15:53 # 답글

    재작년 즈음에 제 똥차에도 해 준 작업이네요. 작업하고나면 만족도가 꽤 높지만 진짜 두 번 하라 그러면 못 할 거 같습니다.
  • 직장인 2018/11/14 12:23 #

    노후돼서 핸들 표면이 많이 손상된 차량이거나 우레탄 핸들일 경우엔 더 만족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하라하면 요령이 생겨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하고 싶지는 않네요 ^^
  • 김안전 2018/11/14 14:53 # 답글

    양면 테이프는 내열성이 강한 걸로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올해 더위가 꽤 살인적인 편이었어서 차량에 붙이는 양면테이프 같은 경우 블랙박스 전면만 빼고 모두 3M 고내열로 바꾸게 되었는데, 차를 실내니 지하 주차장에 보관하시는게 테이프가 오래 버티는거겠죠.
  • 직장인 2018/11/14 18:01 #

    일반 양면 테이프를 사용했습니다. 블랙박스나 스마트폰 거치대처럼 하중이 걸리는 곳이라면 내열성에도 신경을 쓸텐데 (녹아서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사실 핸들커버에 붙이는 양면테이프는 거의 자리 잡는 용도라서 특별히 문제될게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작업 지침서에도 보면 양면테이프를 붙이는건 개인의 선택에 맡기더군요. 안붙이고 작업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잡가스 2018/11/16 19:26 # 답글

    핸들을 분해할 수 있다면 분해 후 플라스틱 부품이 덮이는 부분 가죽을 절제하면 순정처럼 마감이 가능합니다.
    저는 자꾸 나사 야마나서 부품 새거 사오고 가죽을 째버렸습죠 :(

    그보다는.. 박음질이 튿어져서 한번 더 해야합니다..ㅠㅠ
  • 직장인 2018/11/21 08:39 #

    기술적으로 직접 분해 자체는 가능한데.. 에어백 모듈 분리나 핸들 분리하는 것을 좀 싫어하는 편이라서요. 멀쩡한 차 자꾸 뜯기 시작하면 잡소리나 안전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해서 되도록이면 분해하는 것은 피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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