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웨이 자작스피커 리뉴얼 작업기(유닛 교체 및 네트워크 튜닝) 하이파이/홈씨어터

얼마전 아큐톤 유닛을 사용한 2웨이 자작스피커의 리뉴얼 작업을 올린 적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적극 활용해서 상당히 맘에 드는 소리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어느 정도 제가 끌어낼 수 있는 최대치까지 끌어낸 느낌이 드니 다른 유닛에 눈이 갑니다. 사실 아큐톤 소리는 특유의 매력이 있지만 확실히 개성이 강한 소리입니다. 물론 실제로 제작해 보고 세라믹 재질에 따른 선입견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개성 강하고 취향을 탈 소지가 많지요.


아큐톤 소리가 싫어진 건 아니지만 한때 에이프릴의 스테이트먼트1에서 들었던 스캔스픽 9900의 소리가 늘 그리웠고 6~7인치 페이퍼콘도 제대로 2웨이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탓에 또 일을 벌였습니다. ^^ 


트위터는 무조건 9900이었지만 미드우퍼는 뭘로 할까..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페이퍼콘 2웨이 자작스피커의 표준(?)이나 다름 없는 스캔스픽 8545와 이후 개발된 바람개비 8531 미드우퍼를 두고 고민끝에 8531을 선택했습니다. 두 유닛은 중고 거래도 활발한 유닛들이라 구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데 문제는 인클로져..


스피커 자작에서 제일 큰 어려움은 인클로져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목공기술이나 비용적 문제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냥 한번 쓰고 버리고 새로 만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 비용, 노력에서 너무 낭비가 심합니다. 재활용하자니 유닛의 크기나 용적 차이, 작업 도중 손상되는 마감등 어려움이 많고요. 덕분에 배플 교체형 인클로져나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동원되지만 암튼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사실 저는 아큐톤 트위터와 아우룸칸투스 조합으로 2웨이를 자작한 이후 인클로져를 계속 재활용하면서 다른 유닛을 조합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홀가공 수정과 볼륨 확장 등 여러 작업들이 있었고요. (위 사진에서 첫번째 사진의 미드우퍼는 5.5인치, 아큐톤은 6.5인치여서 사이즈가 다릅니다. 우퍼 사이즈가 커지면서 통을 아래로 확장해서 11리터 -> 15.5리터 정도로 확장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130mm 지름의 스캔 9900을 장착하려니 82mm 사각형태인 아큐톤 트위터 홀과는 전혀 맞질 않습니다. 단순히 홀을 넓혀 해결할 수가 없는게 사이드 면치기한 부분때문에 전면 배플의 면적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바툴을 이용해서 전면 배플을 새로 성형했습니다. MDF로 된 전면 배플의 두께 50mm는 그대로입니다.


같은 통을 갖고 이리저리 가공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마감은 많이 훼손됩니다. 처음엔 마감도 꼼꼼히 정성들여 했지만 한 대 만들고 말게 아니라면 마감은 신경 안쓰는게 맘 편하더군요. 물론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한다면 그 시점에서 새로 인클로져를 짜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미드우퍼는 8531을 선정했지만 스펙을 살펴보니 4531과 8531이 단순히 임피던스만 다른게 아니라 다른 스펙도 미묘하게 차이나더군요. 제한된 용적(15.5리터)을 고려할 때 4옴 버전인 4531이 오히려 적절하다고 생각되어 4531로 조합했습니다.


아래는 직접 집에서 측정한 SPL 그래프입니다. 이제까지 다뤄왔던 우퍼들에 비해 1~3k 대의 피크가 상당히 완만합니다. 덕분에 우퍼의 직렬 코일 용량도 이전에 제가 사용하던 값보다는 더 적은 값이 사용되었습니다.




아래는 스캔 9900을 직접 측정한 것인데, 전면 배풀이 성형되기 전에 측정해서 피크와 딥이 좀 심하게 측정되었습니다. 보호용 콘덴서도 걸지 않고 순수하게 유닛자체의 응답을 측정한 것입니다 (보호용 콘덴서가 없기 때문에 주파수는 500Hz 이상부터 측정되었습니다)


직접 측정한 두 유닛의 주파수응답 그래프와 메이커에서 제시하는 임피던스 그래프를 이용해서 여러가지 차수와 소자값, 필터를 바꿔가며 시뮬레이션 해 봅니다.


트위터는 2차와 3차를 반복 테스트한 끝에 2차로 결정했고, 우퍼는 분할공진 피크가 낮아 1차까지도 테스트를 하다가 최종적으로는 2차로 정했습니다. 대략 2.8k에서 크로스오버가 잡혔고 해당 지점에서의 위상차는 10도 이내로 잡습니다 (물론 이건 시뮬레이션에 의한 전기적 위상차만 나타낸 것이므로 배플면의 기울기나 유닛간의 거리를 고려해서 소자값을 재조정합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응답 그래프입니다. 시뮬레이션과 마찬가지로 2.8k 정도에서 크로스 오버가 되고 실제 기울기는 2차에 살짝 못미치는 기울기입니다.



트위터는 정극으로 연결했으며 위 그래프의 청색 그래프는 역극으로 연결했을 때의 그래프입니다. 위상이 정확하게 일치되었을 때만큼 딥이 깊진 않지만 청감상 위상차에 의한 어색함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확실히 스캔스픽 9900은 다인의 에소타등 일부 최고가의 유닛을 제외하면 실크 중에서 가장 두툼하고 진득한 소리를 내 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해본 실크 트위터는 모두 스캔스픽의 것이었는데 (7000, 9900, 6600, 9500) 제 취향에는 9900이 가장 잘 맞습니다. 


미드우퍼인 18W/4531G00 역시 풍성하고 스케일 큰 소리를 내 주는데 PP재질이나 아큐톤의 세라믹 재질에 비해 음의 윤곽은 살짝 흐린 편입니다. 돌처럼 단단하거나 탱탱한 탄력도 덜합니다. 하지만 든든하게 받쳐주는 저음은 전체 재생음을 풍성하고 스케일 크게 재생해주어 4평 정도의 작은 방을 꽉 채우는 느낌이 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고민인 사항은 현재 포트형인 인클로져를 밀폐형으로 바꿔볼까 하는 점입니다. 유닛 자체는 포트형에 더 적합한 스펙을 갖고 있지만 타이트한 용적과 50Hz 대에 룸 모드가 존재하는 제 방에서 포트의 공진주파수와 맞물려 약간의 부밍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순수하게 스피커 자체의 특성만 튜닝하는게 아니라 청취공간까지 네트워크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스피커를 자작하는 장점 중의 하나죠. (물론 그만큼 특정 청취 공간에 최적화된 네트워크이므로 공간이 달라지면 재튜닝이 필요하지만.. 어차피 토인이나 케이블링, 액세서리 등으로 튜닝할 바엔 오히려 네트워크로 튜닝하는 것이 훨씬 더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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