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3웨이 더블우퍼 자작 스피커 완성 & 감상기 하이파이/홈씨어터

이전 포스팅 한 이후에 진도가 더 나가서, 거의 10개월 가까이 진행되었던 rockport 스타일의 스카닝 3웨이 작업을 드디어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작업 과정은 이전 사용기에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성품 제품을 구입했을 때 사용기처럼 외관과 소리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그래도 완성했으니 사진 몇 장 더 올리고요 ^^;

색상은 판테라 그레이에 광택도장으로, 사진으로는 검정색처럼 보이지만 약간의 펄이 들어가 있습니다. 측면은 카본 필름으로 래핑되어 있습니다. 처음 사진에서 보이는 TV는 75인치 TV이고 오디오는 모두 430mm 풀사이즈입니다. 방은 50평형 아파트의 안방으로 오디오 전용룸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침실은 다른 방에 마련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여러번 언급했습니다만 외관은 Rockport의 Avior 2 모델을 거의 카피하다시피 한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사이즈와 형상은 당연히 차이가 납니다만 어쨌든 전체적인 외관은 매우 흡사합니다. 디자인적으로 제 개인 취향이기도 하고, 음향적으로도 유리한 형태이기 때문에 차용했습니다. 다만 자작하는 입장에서 120mm 이상의 전면 배플과 피아노 마감의 광택 도장은 매우 고생스러운 작업이라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두터운 전면 배플 덕분에 상당한 음량으로 재생해도 인클로져가 공진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배플 일부는 에폭시 퍼티의 일종으로 작업되어 일종의 복합 소재로 작용해서 공진 주파수를 분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측정치를 제시하지 못해서 설득력은 좀 떨어지네요)


아발론처럼 빗겨치기 된 모서리는 회절을 줄이고 뒤로 누운 경사는 잘 아시다시피 타임 얼라인먼트를 고려한 것입니다. 전면에 덧댄 펠트 소재는 미세신호의 반사를 줄여서 중고역이 지저분하게 마스킹되는 것을 줄여주기 위한 것인데 실제 귀로 들어서 차이가 날 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성품에서도 윌슨을 비롯해서 천이나 가죽을 덧대는 메이커가 많은 걸 보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적인 이유가 더 큽니다만.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변경이 잦은 자작 스피커의 특성상 외장 박스로 분리했습니다. 내부 유닛과의 연결은 XLR 단자를 사용합니다. 사용된 선재는 네오텍의 16AWG 굵기의 스피커 케이블로 무난한 제품이 사용되었습니다. (스피커 내부의 배선재는 유닛에 따라 네오텍, 골든스트라다, 고담 케이블이 섞여서 채용되었습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약 180Hz, 3kHz로 모두 3차가 사용되었습니다. 음향적으로는 유닛 자체의 감쇄와 맞물려서 4차에 가까운 슬롭을 보입니다. 

위 FR 그래프는 트위터와 미드 중간 높이에 1m 거리에서 측정된 것으로, 마이크는 캘리브레이션 된 UMM-6가 사용되었습니다. 8인치 더블 우퍼 덕에 80Hz 이하 음압이 다소 높습니다. 그리고 2k~4k에 걸쳐 완만한 피크가 있는데, 이것은 청감 튜닝에 의한 의도적인 피크입니다. 보컬 대역을 플랫하게 눌러주니까 청감상으로는 조금 묻히는 감이 있더군요. 

위 그래프는 우퍼와 미드를 역상으로 체결하여 측정한 것으로 크로스오버 지점에 깊은 딥이 있어서 해당 지점에서 위상이 어느 정도 잘 맞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드/트위터 같은 이미 이전에 잘 사용하던 조합이라 이번엔 확인만 하고 넘어갔습니다.

참고로 모티브로 삼은 Rockport Avior2의 스테레오파일 FR 그래프입니다. 100Hz 이하에서 완만한 피크가 있고, 50Hz 이하에서 급격히 음압이 감쇄하는데, 제 스피커의 측정치와 약간 유사합니다. 물론 저는 해당 스피커를 들어본 적은 있어도 당연히 분해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크로스오버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고 의도적으로 비슷하게 만든 것 역시 아닙니다. 다만 사용된 유닛의 성향이 비슷하다 보니 청취했을 때 약간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트위터가 스캔스픽의 베릴륨으로 매우 유사하고, 미드와 우퍼 역시 Rockport가 과거 오디오테크놀로지와 함께 협업한 적이 있는만큼 오디오테크놀로지의 15H 미드, 23I 우퍼가 채용된 제 스피커와 유닛 구성이 비슷합니다. 사실 이부분은 제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도 있습니다) 소리 성향은 뒤에 다시 적겠습니다.


임피던스와 위상을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포트 공진주파수가 23Hz 정도로 꽤 낮은 편입니다. 사실 주파수를 35Hz까지도 높혀 봤지만 청감상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25Hz 이하였습니다. 최저 임피던스는 78Hz에서 3.6옴까지 내려갑니다만 이때 위상은 -27도 정도로 구동에 크게 힘든 수준은 아닙니다.


역시 참고로 Rockport Avior2의 임피던스 측정값입니다. 측정값과 스케일이 다르지만 임피던스, 위상 패턴 자체는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제 실제 제 청취 위치에서 들어보고 측정해 봅니다. 제 방은 4m 정도의 폭에 4.8m 깊이, 층고는 2.2m 정도 됩니다. 그리 큰 공간은 아니지만 가구가 거의 없어 좁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스피커와 TV가 바뀌고 몇 가지 룸 튜닝재가 추가되긴 했지만 어쨌든 대충 이런 구조입니다.


아래는 제 청취위치에서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룸특성이 반영된 FR은 역시나 저음대역이 피크와 딥으로 들쭉날쭉 합니다. 실제로 방의 크기로 계산해보면 해당 주파수에서 피크와 딥이 발생함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소스를 오직 PC로만 사용하기에 (라디오도 인터넷 라디오로 듣고 CD니 LP는 소스로 하용하지 않습니다) PEQ를 이용하여 어느 저도 플랫하게 룸보정을 합니다. 아래는 룸보정된 FR입니다.


제네릭같은 모니터링 스피커처럼 일자로 펴진 형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평탄화되었습니다. 130Hz 이하 대역의 완만한 피크는 대편성 관현악곡의 스케일감을 키우기 위해 완전히 평탄화하진 않았습니다.


이제 자리에 앉아 다양한 음악을 들어봅니다.

필하모닉스의 English man in New York 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악을 즐겨 듣는 편이고 현을 켤때의 질감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콘트라베이스의 피치카토니 트레몰로 기법으로 연주되는 음도 좋아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만족스럽게 잘 표현되는 편입니다. 리듬앤 페이즈도 좋고요. 스카닝 유닛은 확실히 현의 재생에서 발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캔의 베릴륨 트윗과도 매끈하게 잘 붙고요


홀스트의 목성 "쾌락의 정령"을 들어봅니다. 아재들은 예전에 뉴스 오프닝 곡으로도 익숙하지만 대음량으로 듣는 홀스트의 행성 관현악 모음곡은 오디오적으로도 꽤 쾌감을 느끼는 곡입니다. 8인치 더블우퍼는 곡의 스케일을 확장시켜 시원시원한 느낌으로 재생해 줍니다. 전자음악의 드럼 소리는 아파트 환경의 8인치 더블우퍼에서 좀 불편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지만 대편성 관현악 곡은 어느정도 대음량으로 들었을 때 스케일감과 무대 크기를 유지하면서 감상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메카노의 'hijo de la luna' 입니다.  사라 브라이트만 버전으로도 유명하지만 저는 원곡을 더 좋아합니다. 90년대 초반 대학생 시절에 아주 많이 들었던 기억인데 여성 보컬의 소리가 청량하게 재생됩니다. 기분상 아큐톤 유닛에서 더 잘 재생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배경의 전자 악기소리가 무게감 있게 어울립니다.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입니다. 클래식을 주로 듣지만 보컬과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가요는 꽤 즐겨 듣는 편입니다. jtbc의 '비긴어게인'에 나오는 곡들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데요. 실제로 수현은 비긴어게인의 단골 출연자기도 하고요. 보컬의 잔향과 피아노 소리가 정갈하면서도 밋밋하지 않게 들려서 마음에 듭니다. 근데 사실 이런 스타일의 곡들은.. 왠만한 오디오들은 다 좋게 들리는게 함정이죠.. ^^


몇가지 곡들에 대한 감상을 글로 썼는데, 이전에 동영상을 게시글에 올린 적도 있지만 소리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다시 올리기가 내키지 않더군요. 조금더 레코딩 노하우를 익힌 후에 몇몇 곡은 녹음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직접 만든 것이니 당연히 제 취향에 맞게 설계하고 튜닝했고, 감상도 호평 일색입니다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곡에 따라서 하이햇이나 차임벨의 소리가 좀더 소름끼치도록 쨍하게 들리길 원할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전통적인 금속 재질의 트위터에 비해 베릴륨은 그정도로 쨍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귀아프고 시끄럽지만, 가끔은 후벼파는(^^;;;) 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는데 베릴륨에서 나오는 고음은 달콤하고 해상도도 좋지만 귀에 후벼파지는 않아요. 


또 한가지, 일반적인 팝이나 힙합, 아이돌 가요같은 곡들은 역시 JBL이나 Bose 같은 스피커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나쁘다기보다는.. 굳이 이만한 비용을 들여서 할 이유가 와닿지 않습니다. (모두 신품으로만 구매한다면 인클로져나 네트워크 부품 제외하고 유닛 가격으로만 거의 6백만원에 근접하는데, 2백만원 정도에 구할 수 있는 기성품 스피커보다 월등하게 좋을지는...) 물론 팝송이라도 어쿠스틱한 구성의 곡들은 확실히 좋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시각적인 요소에 대한 부분인데, 이거는 제 개인적인 사정(우측 청력 문제)으로 인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데 집사람 감상평을 들어보면 나쁘진 않은 거 같습니다. ^^;;; 다른 오디오파일의 평가를 듣는다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힐텐데 코로나 시국이라.. (사실 이미 찾아오신 지인 분들이 계셨는데 정작 오디오 자체에 대한 얘기보다는 음악 얘기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서..^^. 고역이 좀 더 열려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듣고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라 LPAD를 조정하긴 했습니다)


아무튼 장장 10개월에 걸친 나름대로의 대장정이었는데, 끝내서 후련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도 있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한동안은 감상모드로 집중하고, 조금 심심해지면 소형기 위주로 작업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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